블로그 글 하나, 유튜브 영상 하나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수익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시작한 콘텐츠 활동이 어느 순간 수익이 발생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바뀌었다. 블로그는 애드센스 광고를 통해 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수익을 만들고, 유튜브는 조회수와 구독자 수에 따라 안정적인 광고 수익을 제공한다.
하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은 이 수익이 사망 후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해 아무런 준비가 없다.
“내가 죽으면 유튜브 채널은 어떻게 될까?”, “블로그에 남은 수익은 가족이 받을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은 실제로 일어나는 문제지만, 현실에서는 법적·기술적으로 복잡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디지털 유산으로 남은 콘텐츠 자산은 물리적 유산과 다르게 접근권과 소유권이 분리되어 있고, 각 플랫폼의 정책에 따라 처리 방식이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사망자가 남긴 유튜브와 블로그 수익이 실제로 상속 가능한지, 누가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정리해 본다.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수익은 왜 일반 상속보다 더 복잡한가?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일반적으로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정산된다. 즉, 콘텐츠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는 유튜브/블로그 → 구글 애드센스 계정 → 연결된 은행 계좌로 수익 입금 이렇게 구성된다. 하지만 이 모든 구조가 사망자 본인의 구글 계정 하나에 묶여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예를 들어, 유튜브 채널이 아무리 높은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더라도, 그 채널은 구글 계정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계정 자체에 접근하지 못하면 수익도 받을 수 없다. 블로그 또한 마찬가지다. 티스토리나 워드프레스,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동하던 콘텐츠가 구글 애드센스와 연동돼 있다면, 수익의 본질은 결국 구글 계정에 귀속되어 있는 수익권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 사망자의 유튜브나 블로그 수익을 상속받기 위해선 단순히 상속 등기나 가족관계증명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구글 계정 접근 권한을 확보하거나, 사망자의 생전 유언, 혹은 법원의 명령이 있어야 계정이나 수익을 법적으로 이전 받을 수 있다.
즉 법적으로는 상속이 가능할 수 있어도 기술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면 상속이 불가능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디지털 유산은 상속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계정 자체가 잠겨 있다면 아무런 효력이 없어진다.
실제 사례와 구글의 사망자 계정 정책
실제로 2022년, 한 30대 남성이 암으로 사망하면서 약 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남겼다. 이 채널은 월 100만 원 이상의 광고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었지만, 유족은 해당 구글 계정의 비밀번호와 인증 수단을 알지 못해 접근에 실패했다.
가족은 구글 고객센터에 사망자 계정 접근을 요청했지만, 구글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사망진단서 외에도 법원의 명령서와 유언장을 요구했다. 그 절차는 수개월이 걸렸고 그 사이 채널은 장기 비활성화 상태로 인해 수익이 중단되었으며 유튜브 알고리즘상 노출이 줄어들면서 채널 가치도 급격히 하락했다.
이 사례에서 구글이 안내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사망자의 구글 계정은 'Inactive Account Manager' 기능을 통해 생전에 지정된 사람이 접근할 수 있다.
- 해당 기능을 설정하지 않은 경우, 구글은 법원의 명령 없이는 계정 복구나 데이터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 애드센스 수익 역시 구글 계정과 연동되기 때문에 해당 계정 접근이 불가능하면 수익 정산도 중단된다.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수익은 생전에 계정 설정이나 유언장으로 상속 대상을 명시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상속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콘텐츠 수익을 디지털 유산으로 안전하게 넘기기 위한 준비법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는 콘텐츠 기반 디지털 자산이며,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의 디지털 유산이자 경제적 자산이다. 따라서 아래의 방식으로 미리 준비해두면, 사망 이후에도 가족이 혼란 없이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첫째,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을 반드시 설정하자.
구글은 ‘Inactive Account Manager’라는 기능을 제공해 계정이 일정 기간 로그인되지 않으면 사전에 지정한 사람에게 데이터 공유 또는 계정 삭제 권한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다. 유튜브나 블로그 수익이 연결된 구글 계정을 이 기능으로 설정해두면, 사망 이후 가족이 법적 다툼 없이 계정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둘째, 유언장에 디지털 유산 관련 내용을 명시하자.
유언장에 “내 유튜브 채널 및 애드센스 수익은 장남에게 상속하며 계정 정보는 별도로 정리된 문서를 통해 전달함”이라고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상속의 방향성과 법적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계정 정보와 수익 구조를 간단히 문서로 정리하자.
계정 비밀번호까지 공개하긴 어렵더라도, “구글 계정: OOO@gmail.com / 2단계 인증 있음 / 수익 지급 계좌: OO은행” 정도의 정보만 정리해 놓아도, 가족은 필요한 정보를 추적하고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
넷째, 유튜브 채널이나 블로그를 공동 관리 형태로 운영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유튜브는 브랜드 계정 형태로 여러 명의 관리자 추가가 가능하다. 생전에 가족을 공동 관리자 또는 편집자로 등록해 두면 사망 이후에도 콘텐츠 운영과 수익 관리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유산은 단순한 파일이나 기록이 아니라 실제 수익이 발생하고 상속 가치가 있는 자산이다. 이 자산을 제대로 남기기 위해선 ‘계정 전달’이라는 개념이 아닌 법적·기술적·실질적 관점에서의 생전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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