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디지털 유산을 지키는 디지털 유언장 작성법: 무료·유료 서비스 총정리

withallmyheart-n 2025. 6. 28. 21:08

현대인의 자산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제는 이메일, 유튜브, 블로그, 클라우드, SNS, 암호화폐 지갑, 온라인 포인트, 디지털 구독 서비스 등 각종 온라인 계정에 실질적인 자산과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유산’이다. 문제는 이 디지털 유산이 사망 이후 가족에게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생전 설정이나 법원 명령이 없으면 계정 접근을 차단하며, 고인의 사진, 문서, 수익, 기록들이 그대로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디지털 유언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유산 정리 수단이다. 내가 어떤 계정을 갖고 있으며, 어떤 콘텐츠가 있고, 누구에게 전달하고 싶은지를 미리 명시해두는 문서 또는 설정이 바로 디지털 유언장이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하는 이유부터, 무료·유료 서비스별 비교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디지털 유언장이 필요한 이유와 기본 구성 방법

디지털 유언장은 전통적인 유언장과는 다르다. 이것은 물리적 재산이 아니라 온라인 상의 자산과 기록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생전에 결정해두는 문서 또는 설정이다. 예를 들어 구글 계정을 통해 유튜브 수익, 드라이브 문서, 사진이 연동돼 있다면 이 계정의 처리 방향을 생전에 지정하지 않으면 사망 이후 가족은 아무런 접근 권한 없이 자산을 잃을 수 있다. 반면 디지털 유언장에 간단히 “구글 계정은 장남에게 계정 접근 권한을 위임하고, 유튜브 채널은 유지하며 수익은 자동 이체되도록 설정한다”고 적어두면 혼란 없이 정리된다.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할 때는 스프레드시트나 노션, 엑셀, 구글 문서 등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 구조는 다음과 같이 구성하면 된다.

• 플랫폼명 (예: 구글, 애플,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등)
• 계정 이메일 또는 아이디
• 계정의 용도 (개인용, 업무용, 수익용 등)
• 계정과 연결된 서비스 목록 (예: 유튜브, 드라이브, 클라우드, 애드센스 등)
• 수익 발생 여부 및 수익 구조 (예: 월 평균 수익, 수익 지급 계좌)
• 삭제 또는 보존 여부에 대한 의사 표현 (예: 사진은 백업, 블로그는 삭제)
• 계정 접근 권한을 넘길 사람의 이름 또는 이메일
• 복구 수단 힌트 (복구 이메일, OTP 앱, 백업코드 보관 위치 등)

문서로 작성한 유언장은 암호를 설정한 후 USB나 클라우드에 백업해두고, 가족에게는 해당 문서의 존재와 보관 위치만 알려두면 된다. 사망 전까지는 비밀번호를 공유하지 않아도 되므로 보안에도 유리하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유언장 기능 및 서비스

비용 부담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디지털 유언장 기능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플랫폼 안에 숨어 있다. 몇 가지 대표적인 기능은 다음과 같다.

•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는 계정이 일정 기간 로그인되지 않을 경우, 미리 지정한 사람에게 알림 메일을 보내고, 구글 계정 내 일부 데이터(Gmail, 유튜브, 드라이브, 애드센스 등)를 공유하거나 계정을 삭제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 애플의 ‘디지털 유산 연락처'는 iOS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사망 후 지정된 연락처가 사진, 문서, 메모, 이메일 등 아이클라우드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 생전 간단한 설정으로 등록이 가능하며, 사망증명서와 액세스 키만 있으면 열람이 가능하다.

페이스북의 ‘추모 계정 관리인’ 지정 기능은 사망 이후 계정을 완전히 삭제하거나, 특정인이 제한된 권한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필 사진 변경, 추모글 고정, 친구 요청 수락 정도는 가능하다.

엑셀 또는 구글 시트 기반의 디지털 자산 정리 문서도 무료로 직접 만들 수 있다. 구조는 앞서 설명한 계정 목록표 형식을 참고하면 된다.

이러한 무료 서비스들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만 해두면 사망 이후 자동으로 정보가 전달되거나 계정이 정리되므로, 디지털 유언장 문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준비가 가능하다. 다만 복잡한 수익 구조나 법적 효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유료 디지털 유언장 서비스의 특징과 활용 팁

디지털 자산의 수가 많거나, 콘텐츠 기반 수익이 발생하거나, 가족 간 정리가 민감한 경우라면 유료 서비스가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유료 서비스는 대부분 데이터 보관, 사후 전달, 법적 효력 확보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국내 법무사·로펌 연계 유언장 서비스는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유언장을 공증 형태로 작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공증 유언장은 법적 효력을 가지며, 사망 이후 가족 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인다. 작성 비용은 보통 30만 원~70만 원 수준이며, 디지털 유산 항목을 포함할 수 있다.

해외 디지털 유산 전문 플랫폼은 GoodTrust, Everplans, Cake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사용자의 디지털 자산 목록을 암호화 저장하고, 사망 이후 미리 지정한 수신자에게 자동 전달해준다. 일부 서비스는 사망 확인을 위한 자동화 기능(API)도 포함되어 있어 별도 요청 없이도 실행된다.

디지털 상속 스타트업들도 국내에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구독 기반으로 운영되며, 계정 정리 템플릿 제공, 유언장 문서 생성, 가족 공유 기능까지 포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 5~1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며, 앱 기반으로 사용성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유료 서비스를 선택할 땐 자신이 보유한 디지털 유산의 가치, 복잡성, 전달 대상의 범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수익이 발생하는 유튜브 채널, 고액의 암호화폐 지갑, 파트너십 계약이 걸려 있는 블로그라면 유료 서비스를 통한 체계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